2021. 5. 10. 23:40ㆍ결혼준비
올해 연초부터는 결혼식 준비모드로 태세전환을 하고 웨딩홀 투어를 많이 다녔었다.
결국 인천 하우스웨딩 장소로 정하고 작은 계약금을 걸어두었고,
빨리 해버리자고 다이렉트에 플래너 계약도 애저녁에 해버렸다.
당시만 해도 숙제끝낸 느낌에 룰루랄라 했으나,
잘 모르는 상태에서 덜컥 계약부터 해버려서 나중에는 다이렉트가 좀 갑갑하게 느껴졌다.
(그래봤자 계약금들이 큰 금액도 아닌데, 그렇게 아까울 수가 없음)
준비하다보니 근데 대부분 업체들이 강남에 몰려있어서 서울이 아닌 인천인게 독인것 같았다.
메이크업을 하고 인천으로 1시간 정도 이동해야 하는 부분이 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하우스웨딩과 공장형 스드메는 공존하기 어려운 친구들인걸 나중에야 알아챘다.
또, 부모님들은 서울이 아닌 인천인 것, 토요일 낮이 아닌 저녁인 것, 실내가 아닌 야외인것들이
온통 걱정되셨는지 혹시 서울에 예식장 빈곳이 그렇게 없다니 하고 수도없이 물어보셨다.
나도 그나마 우리가 결정해둔 것들까지 다 뒤집히는건 아닌지 걱정되서 짝꿍한테 투정부려버렸다.
그리곤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 동기들, 친척들을 총 동원해 전화를 돌리면서
너라면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했겠어? 하고 남들 생각을 한참이나 물어봤다. 내 결혼식인데 말이야.
나는 벨라인 드레스가 입고 싶었는데, 야외라서 (움직이기가 불편할테니) 못입을 것 같아 라고 했더니
사람들이 기억하는 건, 신부의 드레스가 아니라 그날의 전체적인 분위기야.
그러니 신부가 입고싶은걸 입어도 돼 라고 해주었고
나는 다른게 다 좋아도 날씨 하나 나쁘면 그만이잖아? 라고 했더니
언니는 안정적인거 보다는 모험하는걸 좋아하는 편이니까 라고 해주었다.
일반적인 예식장이 아니라서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점이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는데,
할일들 투성이에 있다보니, 하나하나가 모두 귀찮아지는가보다.
욕심부리지 말고 대충 하자 싶다가도, 아니 내 평생 한번 있는 결혼식인건데 어떻게 대충해?
하루에도 열두번씩 마음이 오락가락 한다.
아, 결혼이 이렇게 힘든거였나.